전기차 등으로 활용폭 확대···국내 기업도 개발에 속도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등의 화합물 기반 3세대 전력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고출력·고주파 특성이 있어 유망 산업인 전기차와 급속충전 배터리 등에 폭넓게 쓰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기존 실리콘(Si) 소재보다 공정비용이 높아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9억8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인 3세대 전력반도체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에 47억1000만 달러(약 5조800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48%에 달할 것이라고 트렌드포스는 내다봤다.
전력반도체는 전자기기에서 전력 변환과 변압, 분배,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중 3세대에 속하는 SiC 소재는 고출력 분야에 적합해 전기차, 풍력, 태양광 등으로 활용폭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전원 시스템은 향후 800볼트(V) 이상의 고전압을 요구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SiC는 이 분야에서 전기차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aN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 IT 기기의 급속충전에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소재는 전력밀도가 높아 기존 급속 충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하다. 주문자상표생산(OEM)과 제조업자생산방식(ODM) 업체들에 이점이 있어 GaN 소재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SiC 전력반도체 시장이 2025년까지 33억9000만 달러(약 4조1800억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aN도 같은 기간 시장 규모가 13억2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3세대 전력반도체의 상용화 걸림돌은 기존 Si 소재보다 높은 기판 비용과 제조 난도다. 특히 제조 비용은 기존 Si보다 10배가량 높다. 미국의 반도체 개발사 울프스피드와 투식스 등이 생산력을 확대하고 있어 양산 체제가 구축되면 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도 3세대 전력반도체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LX세미콘, DB하이텍, 예스파워테크닉스, 트리노테크놀로지 등이다.
구용서 파워반도체상용화사업단장(단국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3세대 전력반도체는 그동안 비용, 시설, 제조 문제 등으로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며 “한국의 경우 5년 전만 해도 전력반도체 기술력이 제로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기업과 70% 정도는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팹리스·파운드리 업체가 개발하고 있고, 정부 차원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차세대 전력반도체 성장 속도는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 시사저널e -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http://www.sisajournal-e.com)